실버 크리에이터, 유튜브시장 强者로 뜬다

입력 2019-06-11 17:31  

살아온 인생 자체가 콘텐츠
중장년·젊은 층에 고루 인기
세대 벽 허무는 데 큰 역할도



[ 유재혁 기자 ] 77세 할아버지 지병수 씨는 지난 3월 KBS 전국노래자랑에서 손담비의 ‘미쳤어’ 춤을 춰 화제가 된 뒤 4월 유튜브에 ‘Korean Grandpa’s crazy K-pop 할담비 지병수’ 채널을 열었다. 각종 방송 프로그램과 음악 페스티벌에서 지씨가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과 함께 치과에서 틀니를 제작하는 영상 등 20여 편의 콘텐츠를 올렸다. 약 2개월이 지난 11일 현재 조회수 67만 회, 구독자 8700여 명을 기록했다.

1인 미디어 세계에 ‘실버 크리에이터’들이 쏟아지고 있다. 유튜브가 구독자 10만 명 이상을 확보할 때 증정하는 ‘실버 버튼’의 주인공도 늘고 있다. 유튜브에서 시사 프로그램 등의 주요 시청자였던 60대 이상 실버 층이 콘텐츠 생산자 대열로 합류하는 것이다.


‘실버 콘텐츠’ 블루오션으로 주목

82세 김영원 할머니는 ‘영원씨01seeTV’라는 먹방 채널을 운영하면서 구독자 30만 명을 넘겼다. 김 할머니는 포도젤리, 컬러누들, 머랭쿠키, 과일모찌 등 평소 접하지 못했던 음식들을 꼭꼭 맛있게 씹어먹는 모습을 보여준다. 61세 조성자 씨가 운영하는 ‘심방골주부’는 집에서 먹는 각종 음식을 만드는 요리법을 올려 28만여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충남에서 농업에 종사하던 평범한 주부였던 조씨는 아들의 도움을 받아 2016년 12월부터 유튜브를 시작했다.

65세 농부 안성덕 씨는 지난해 5월 ‘성호육묘장’ 채널을 연 지 1년 만에 구독자 15만 명을 돌파했다. 50여 년간 농사를 지은 안씨는 고구마 심는 방법, 옥수수 거름 주는 법, 병아리나 고양이 기르는 영상 등 도시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콘텐츠를 올렸다. 차산선생 법률상식(구독자 1만8000여 명), 남서방tv의사(3만1000여 명) 등 ‘실버 콘텐츠’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실버 크리에이터의 선두주자인 박막례 할머니(72)는 구수한 입담과 솔직한 일상을 선보인 영상으로 구독자 수 90만 명을 넘어섰다. 유튜브 수입 추정 사이트인 소셜블레이드는 박씨의 월간 소득을 최고 4만6700달러(약 5000만원)로 추정했다. 박씨는 올 들어 수전 워치츠키 유튜브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를 잇달아 만나 화제가 됐다. 유튜브 관계자는 “빠르게 성장하는 실버 크리에이터 분야를 주시하고 있다”며 “경영진이 박막례 할머니를 만난 이유도 이 분야가 급성장세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버 층은 인생 자체가 콘텐츠

CJ ENM에서 운영하는 국내 최대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 업체 DIA TV의 오진세 사업국장은 “살아온 인생 자체가 콘텐츠인 실버 층이 유튜브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 있다”며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 층에도 고루 인기를 얻으며 세대 간의 벽을 허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버 콘텐츠는 주로 소박한 삶에서 오는 감동과 교훈을 젊은이들에게 전해준다. 특히 노인이 젊은 세대의 문화를 배우고 따라하는 모습은 소비자들에게 신선함과 재미를 제공한다. 직장인 이창세 씨(35)는 “실버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를 감상할 때 무심코 던지는 말에서 삶의 지혜를 배운다”며 “편안함이 느껴지는 것도 즐겨찾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유튜브 사용시간이 급증한 이유도 크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지난 4월 기준 국내 사용자들의 유튜브 사용시간을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의 사용시간이 101억 분으로 가장 길었다. 그 다음으로 10대(89억 분), 20대(81억 분), 30대(61억 분), 40대(57억 분) 순이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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